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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가 정리, 버리면 행복해집니다

글 : 김찬훈 / 박사, <다시보는 일본, 일본인> 저자 2018-08-29

홋카이도의 유바리(夕張) 시가 변화하고 있다. 2006년 재정파탄으로 11만 인구가 9천명으로 감소돼, 지방소멸의 한 예로 널리 알려진 유바리 시는 시가 당면한 공동체 소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있을까? 바로 「축소·집약」으로 해결하고 있다. 


절대적으로 가난했던 이 시가 1981년생인 젊은 시장 스즈키 나오미치(鈴木直道)의 지휘 아래, 버릴 것은 버리고 필요한 것은 집약시키면서 문제를 잘 해결하고 있다.


개인도 마찬가지이다. 책이든 옷이든 안 쓰는 물건은 버리는 게 상식이다. 하지만 그것이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꼭 버리지 않으면 생활이 불편하고 나아가 경제적으로 손실이 되는 경우도 있다. 바로 자신이 태어난 생가 문제이다. 늙어가면서 생가(짓카, 実家)를 어떻게 정리하고 사용하는가가 경제적으로 매우 중요한 문제가 된다. 


최근 일본에서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짓카 가타즈케(実家片付け)」라는 것이, 바로 노년을 준비하는 데 있어 절대적으로 중요한 축소정리와 집약의 전략인 것이다.




짓카 가타즈케는 미루면 손해


짓카는 자신이 태어난 생가, 혹은 부모님이 살아 왔고 살고 계시는 고향집으로 생각하면 된다. 이 짓카를 가타즈케(정리, 청소)한다는 일이 현재 일본의 각종 매체에서 연일 보도되고 있으며 붐을 이루고 있다. 짓카 가타즈케는 한마디로 건강할 때 생가의 불필요한 것을 모두 정리하는 것이다.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정리하게 되면 폐허가 될 경우 「특정 빈집」이 되어 고정자산세가 최대 6배에 이르고 벌금까지 부과된다. 나이가 들수록 중대형 쓰레기 처분도 어렵지만, 집을 방치해둬 그 자체를 해체해야 할 경우 철골 등 산업폐기물 처리만 수백만 엔이 소요된다. 


또한 부모님이 무엇을 소중히 여겨왔는지 알지 못해 돌아가시고 나서까지 그것을 트렁크룸 등에 보관료를 주고 맡기면 그 비용도 월 2만엔은 된다. 무엇보다도 부모님의 현금자산이나 통장, 보험료 등의 정보도 모른 채 죽음을 맞이하면 정말 곤란하게 된다. 금고번호 조차 몰라 업자를 부르면 4만엔 정도 지불해야 한다. 가난한 독거노인으로 알았는데 죽고 나니 집안 금고에 아무도 몰랐던 1억엔이 발견된 뉴스도 있었다.


이러한 상황은 소위 「소유하고 있는 것에 대한 책임」의 부재로 생긴 값비싼 대가이다. 심지어 집안 정리가 되기 전에 자기도 늙어버린 후 늙은 부모님을 간병하는 상태가 되면 그때 집안 정리는 엄두도 못 낸다.


결국, 우리가 상속을 받기 위해 미리 부모님 재산과 관련된 제반 사정을 정리하는 것과 같이, 부모님 사시는 시골 생가를 정리하는 일이 자산을 아낄 뿐 아니라 돈을 버는 것이기도 하다. 따라서 자식인 본인이 좀 건강하고 부모님이 살아 계실 때, 「생가 정리」를 하는 것이 맞다.



출처: 사단법인 「짓카 가타즈케 정리협회」의 홈페이지


생가 정리의 목표는 ‘방 하나는 비운다’


일본에는 「짓카 가타즈케」가 지금 각종 미디어를 비롯해 노년을 준비하는 데 있어서 핫이슈가 되고 있다. 사단법인 「짓카 가타즈케 정리협회」도 생겨 이 부분에 대한 컨설팅과 강의 그리고 지원을 해나가고 있다. 생가 정리 때 쓰레기 처리를 비롯한 관련 전문회사들도 늘고 있고 자치단체도 대응을 넓히고 있다. 전문가들은 「짓카 가타즈케」의 최대 목표는 생가의 「방 하나를 비운다」는 구상으로 추진하는 게 좋다고 이야기 한다.


폐가로 보이지 않기 위한 최우선 작업은 정원을 심플하게 정리하는 것이다. 물론 현관의 불필요한 신발이나 도구들도 없애야 한다. 수납장에 들어 있는 것도 정리해야 하지만 그 이전에 밖에 나와 있는 것은 무조건 버려야 한다. 부부간에도 보여주지 않는다는 귀중품이나 통장, 보험서류 등도 모두 확보해 정리해둬야 한다. 사진 등은 가족들과 상의해서 최소한의 것만 소형 앨범으로 만들어 두고 필요하면 해당 업자에게 영상화도 부탁할 수 있다. 이것이 나중에 침대 위에서 간병을 받아야 할 때의 부모님에게 소중한 자산이 된다.


가족 역사를 써나가는 생가 정리 과정


이 과정은 모두 부모님과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자연스레 부모님과 자식간의 대화가 이루어지고, 이것을 서류나 글로 잘 정리해두면 훌륭한 가정사가 된다. 여기서 부모님은 앞으로 하고 싶은 것, 만나고 싶은 사람, 새로운 취미 등을 기록해 서서히 실행해 나가도록 한다. 이것은 이후 간병을 받게 되더라도 간병인에게 좋은 참고자료가 된다. 결국, 「짓카 가타즈케」는 「종활」(슈카쓰, 終活, 인생의 마지막을 맞이하기 위한 제반 준비를 비롯한 활동으로 일본에서는 자리 잡혀 있다)의 한 과정인 것이다.


 

생가 정리 전과 후, 오른 쪽 침대만 처분하면 방 하나가 비워진다. 

출처: katazukerarenai 홈페이지


가난한 노인들의 좋은 정년 후의 정답은 축소형 노후생활


「짓카 가타즈케」는 자식이 생가를 정리해두는 것이기도 하지만, 자신이 건강할 때 자기 집(자식의 생가)을 정리하는 것이기도 하다. 특히 저출산 사회에서 자식이 없는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머지않아 일본도 일본에서 가장 가난한 노인들이 될 단카이주니어 세대(1971~74년 생)가 정년을 맞이한다. 그들은 정년 후, 자그마한 일자리를 가지고 이바쇼(거처)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겠다. 하지만 정년 전 건강할 때 생가를 정리해두는 것이 중요한 자산 운용술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결국 개인이나 자치단체나 노령화 사회에서 힘들어지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이 때 버릴 것은 과감히 버리고 제한된 자원을 집중시키는 지혜가 필요한 것이다. 우리 사회에도 늘어만 가는 농촌의 폐가나 빈집을 바라보며, 이후 노인이 될 중년들이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생가 정리」를 한번쯤 생각해 볼 시점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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