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자금 인출계획 어떻게 세워야 할까 |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노후자금 인출계획 어떻게 세워야 할까

글 : 박지혜 /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연구원 2022-11-14


은퇴자산을 모으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노후자금을 어떻게 빼 쓰는가이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윌리엄 샤프 교수는 인출을 ‘재무에서 가장 어렵고 힘든 문제(the nastiest, hardest problem in finance)’라고 표현했다.


인출이라는 난제의 해법을 찾기 위해 스스로를 하나의 기업이라고 생각해 보자. 당신이라는 기업이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DB(확정급여)형 퇴직연금제도를 운영하는 기업과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금의 공통점은 근로자 또는 공공의 자산을 맡아 관리·운용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타인의 재산을 운용할 때에는 관리운용을 위탁받은 수탁자(대리인)가 신의성실의 원칙을 따라야 하는 신인(信認)의무를 부담하게 된다. 이는 자산 운용을 맡긴 사람의 최대 이익을 위해 합리적이고 사려 깊게 행동해야 할 의무를 말한다.


그를 지키기 위한 가이드라인으로서 IPS(Investment Policy Statement)라는 자산운용지침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DB형 퇴직연금 운영 기업은 관련법에 따라 적립금운용계획서를 정기적으로 작성해야 하며,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도 기금운용지침을 두고 있다.


IPS는 자산운용이 단기적 환경 변화에 흔들리지 않고 사전에 설정한 운용 목적과 원칙대로 장기적으로 지속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이 있다. 그렇다면 장수위험에 노출되고 있는 은퇴자산 인출 단계에서도 자산을 적립할 때의 IPS와 같은 가이드라인이 필요하지 않을까.


노후 금융이해력에 관해 텍사스 공과대학의 마이클 핀크(Michael Finke), 산드라 휴스턴(Sandra Huston) 교수와 미주리 대학의 존 하우(John Howe) 교수의 공동연구가 주목을 받았다.


연구에 따르면 60세에 60점이던 금융 이해력 점수는 매년 약 1점씩 낮아져 80세에는 40점까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가 들수록 인지능력과 금융이해력이 뚜렷하게 감퇴하는 것이다.


은퇴 후 금융 측면의 의사결정을 지속적으로 올바르게 내릴 수 있을까? 조금이라도 젊을 땐 가능하더라도 점차 어려워질 것이다. 더욱이 변동하는 시장 속에서 투자 심리를 안정적으로 가져가기가 쉽지 않다.


생활비가 빠져나가는 (현금흐름이 동반되는) 인출 단계에 단기적 시장 변동에 휩쓸려 조급하게 내리는 결정은 포트폴리오 가치의 큰 하락을 가져올 수 있다.


따라서 사전에 전체 은퇴기간을 아우르는 장기적 관점에서 자산 인출계획을 세워둘 필요가 있다. '오늘의 나‘는 '미래의 나'의 수탁자인 셈이다. 이 때 지켜나갈 가이드라인이 있다면 인출계획을 체계적으로 실천해나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인출계획을 어떻게 잘 세울 수 있을까. 인출계획은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했을 때 이를 포괄할 수 있을 만큼 광범위해야 하고, 변화하는 시장에 대응해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지 의심하지 않아도 될 만큼 구체적이어야 한다.


효율적인 인출계획 수립을 위해 다음의 8가지 체크리스트를 점검해보기 바란다.


△현재의 기대여명과 건강상태를 고려했을 때 예상 은퇴기간은 몇 년인가 △우선적인 재무적 목표는 무엇인가 △사용할 수 있는 은퇴자산 규모는 얼마인가 △지출과 연금 수령액을 고려했을 때 별도로 적립한 은퇴자산을 어떻게 인출할 것인가 △구매력을 어느 정도로 유지할 것인가 △어느 은퇴자산에서부터 인출을 시작할 것인가 △얼마의 투자자산을 어떤 식으로 배분할 것인가 △인출계획을 얼마마다 주기적으로 점검·수정할 것인가


이 내용들을 일목요연한 문서 형태로 작성하는 것이 바로 인출계획서(WPS, Withdrawal Policy Statement)다. 은퇴자의 재무 목표에 따라 인출을 장기적으로 관리하는 기본 지침이며, IPS 개념과 대응된다고 볼 수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하지만 은퇴 재무설계가 발달한 미국과 영국 등에서는 WPS의 활용이 널리 장려되고 있으며 관련 연구도 상당히 진행돼 왔다. 은퇴자가 정해진 양식의 WPS를 스스로 작성해볼 수 있고, 자산관리 서비스를 받을 때 활용할 수도 있다.


인출계획서를 활용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점이 많다. 단계별 세부 사항을 작성하면서 구체적인 인출계획을 수립할 수 있고, 시장 변동에 따라 감정이 동요할 때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알려주는 의사결정의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수 있다. 은퇴자가 사전에 장기적 관점에서 세운 계획을 나이가 들어서도 지켜나가면서 노후자금 인출의 지속가능성도 높일 수 있다.


출처 : 대한금융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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